박박! 긁어 주세요~ ‘까오 크쪌’

2015. 10. 30. 12:18캄보디아 전통, 문화

박박! 긁어 주세요~ ‘까오 크쪌’

사진 속의 남자는 고문을 받거나 다쳤기 때문에 몸에 저런 상처가 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멋을 내기 위해 문신을 한 것도 아니다. 이 상처는 캄보디아 전통 치료법 ‘까오 크쪌’을 받아서 생긴 것이다. ‘까오 크쪌’은 몸이 불편할 때 동전으로 살을 긁어 피부에 가까운 실핏줄을 터뜨려 혈액순환을 돕게 해주는 캄보디아의 오랜 민간요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사혈법(손따기)처럼 몸이 불편할 때 자주 행하고 전 국민이 할 줄 아는 요법이다.

 

‘까오’는 ‘긁다’라는 뜻으로, 즉석복권이나 캄보디아에서 전화카드 뒷면의 물질을 긁어 낼 때 사용하는 동사이다.

‘크쪌’은 원래 ‘바람’이라는 말인데 ‘병의 기운’ 이라는 뜻도 있다. 그러므로 ‘까오 크쪌’은 ‘병의 기운을 긁어내다’ 정도로 풀이 될 수 있다.

 

까오 크쪌’을 하기 위해서는 동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캄보디아 화폐단위에는 동전이 없는데 어디에서 동전을 구하는 것일까? 대부분 시장에서 파는 ‘까오 크쪌’ 전용 동전을 구입해서 쓴다.

어떤 사람들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호랑이연고(캄보디아어 : 쁘레잉 꼴라)와 호랑이 연고 뚜껑을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20~30년 전에 사용했던 동전이나 태국 동전 또는 한국 동전 등 외국여행에서 쓰고 남은 동전을 사용하기도 한다. 집에 남은 한국동전이 있다면 캄보디아사람들에게 선물해 보는 게 어떨까? 치료 도구로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까오 크쪌’을 하기 위해서는 동전뿐만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작은 막대기 손잡이, 그리고 마찰을 줄일 오일 등이 필요하다. 먼저 동전으로 살갗을 10~15번 정도 긁어서 붉게 만드는데 마치 생선뼈와 같은 모양을 그린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머리가 아프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피곤 할 때 우선 ‘까오 크쪌’을 한다. 이는 병원비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허리가 아플 때 허리를 긁고 다리나 팔이 아플 때는 팔과 다리를 긁는다. 그렇지만 머리가 아프다고 머리를 긁는 것은 아니다, 머리가 아플 때는 어깨, 목 부위를 긁어주는데 이 부위가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뇌신경을 자극한다고 믿고 있다.

 

‘까오 크쪌’이 끝난 뒤에는 뜨거운 물 한잔을 마신 후 땀을 흘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까오 크쪌’을 하자마자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까오 크쪌’ 후 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면 긁은 부위로 찬 기운이 들어가 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캄보디아사람들은 몸이 좋지 않을 때 가족들끼리 서로 ‘까오 크쪌’을 해 주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또는 형제들끼리 동전으로 서로의 몸에 있는 병의 기운을 빼 내도록 몸을 박!박! 긁어준다. ‘까오 크쪌’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소도 있다.

거리에서 캄보디아어로 ‘마싸 10,000리엘’이라고 적혀있는 마사지업소들은 대부분 마사지 뿐만 아니라 ‘까오 크쪌’과 ‘까오 쭙’(부황) 등을 해주는 업소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런 마사지업소에서 마사지도 받고 민간요법으로 치료도 받는다. 하지만 마사지 업소들 중 성매매와 연관된 업소들이 적발되어 많은 업소들이 폐쇄된 바 있다.

 

 

 

 

 

출처: 뉴스브리핑 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