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빈촌 크라체의 기적>

2009. 6. 19. 01:22캄보디아에서 들려오는 소식

<캄보디아 빈촌 크라체의 기적>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아동구호사업 성과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캄보디아 최빈곤 지역인 크라체 지역 17개 마을에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가난과 무지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향상되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다.

   아동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무상원조 자금을 지원받아 벌이는 고아-취약아동 지원 사업 덕분이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다른 NGO의 지원이 없는 캄보디아 북동부 크라체 지역 17개 마을을 사업대상지역으로 선정하고 고아나 빈곤, 학대 등으로 위기에 처한 아동 800명(2008년 600명, 2009년 200명 추가)의 생존권과 보호권 실현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크라체 지역은 최빈국 캄보디아 내에서도 가장 빈곤 정도가 심한 곳으로 수도인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340km 떨어진 곳이다. 프놈펜에서 차로 5시간 걸린다. 그동안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이경하 간사는 "사업초기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자주 수업에 빠지던 아동 중 106명(여아 54명)이 사업 활동을 통해 학교에 등록하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 아이들을 중심으로 통학거리가 긴 아이들에게 자전거 124대를 제공해 친구와 함께 등교할 수 있도록 했고 9개 학교에 15개 아동 클럽을 조직했다. 또 초등학교 한 곳에는 우물을 파고 화장실을 지어 등교에 대한 동기를 높였다.




학교 지원 외에 지역 공동체를 돕는 사업도 벌였다. 9개 학교에 36개 퍼즐게임 세트와 축구공과 배구공 각각 36개, 네트 9개, 그네 및 시소를 제공하고 그 지역 아동들이 모두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남아 16명과 여아 18명 등 `또래교육자' 34명을 선발해 자신이 거주하는 마을에서 단막극이나 노래 등을 통해 아동들의 등교를 독려하고 아동의 권리와 영양,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이와함께 아이가 있는 가정의 수입 증대와 식량 확보를 지원해 아동의 영양 및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도 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야채죽 만들기 행사를 벌여 아이들의 배를 채워줬다.

   600명의 아동들에게 쌀 5kg과 식용유, 소금, 간장 등을 나눠줬고 68개 가구에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기자재와 종자를 제공했으며 유기농 비료를 이용하는 농업 기술 훈련도 실시했다. 이렇게 해서 52개 가구가 새로운 소득원을 찾았고 돈벌이를 찾아 가족이 모두 이곳 저곳을 떠도는 일이 크게 줄었다.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한 소액대출 사업도 벌였다. 8천603kg의 쌀을 재원으로 '쌀은행'을 세워 춘궁기에 저렴하게 쌀을 빌리고 수확량이 많은 경우 예치했다가 이자만큼의 양을 더 타갈 수 있도록 했다.

   이 간사는 "주민들은 먹고 살기 힘든 처지에서 벗어나 여유가 생기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었고 아이들도 학교에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또 현지 파트너 NGO인 KAFDOC(Khmer Association for the Development of Countryside Cambodia)의 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힘썼다. 외부의 도움 없이 현지 주민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간사는 "내년에도 크라체 지역 아동 지원 사업을 확대해 현재 800명인 지원 아동 규모를 1천 명으로 늘릴 예정이고 KAFDOG은 사업 대상 지역의 사회경제적인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크라체에서 벌이는 사업은 유엔이 2000년 9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세계의 극빈층을 2015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설정한 8개 새천년개발목표(MDG)를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MDG에는 절대빈곤 및 기아를 퇴치하고 보편적 초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아동 사망률을 줄이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KOICA는 올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크라체 지원 사업비 2억100만원 가운데 1억2천100만원(60%)을 부담하는 등 45개 민간단체가 해외에서 벌이는 69개 개발협력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설명 : 위 사진은 학생들의 클럽활동 장면이고 아래 사진은 현지 주민들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제공한 종자로 키운 채소밭이다. 가운데 선 이는 김윤정 봉사단원으로 지금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직원이 돼 네팔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