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차기

2007. 10. 1. 11:27전통 놀이

제기차기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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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이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일설에 의하면 고대 중국에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고안된 ‘축국(蹴鞠)’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그 시기는 중국의 전설적인 왕 황제(黃帝, B.C 2700년경) 때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런 견해는 초기의 연구자들에 의해 정설로 받아들여져, 우리 나라와 관련된 옛 문헌에서 축국을 찾아 제기차기와의 연관을 입증하였다.
《구당서(舊唐書)》<고구려조(高句麗條)>에 ‘인능축국(人能蹴鞠)’하는 고구려 사람을 소개하고 있고, 《삼국유사(三國遺事)》 <김춘추편(金春秋編>에 김춘추와 김유신(金庾信)이 축국을 하다가 김유신의 옷끈이 끊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수서(隋書)》<동이전(東夷傳)> 백제조(百濟條)에 백제에서도 축국을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축국은 제기차기와 전혀 다른 오늘날의 축구와 같은 스포츠적인 구희(球戱)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면, “축국은 가죽주머니에 헝겊을 채워 넣고 양편에 대나무를 세워, 그 꼭대기에 그물을 얹어놓고 가죽주머니를 차서 위로 많이 올리는 편이 이기는 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왕운정(汪雲程)의 《축국도보(蹴鞠圖譜)》에 의한 축국도와 정조(正祖) 때 한교(韓嶠)가 편술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권4 <격구조(擊球條)>에 축국을 설명하기를 “옛날은 털을 묶어서 만들었고 오늘날은 가죽 태(胎)로써 만드는데, 그 속에 바람을 넣어 이를 찬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축국은 제기차기의 원형이 아니라 오늘날의 축구에 가까운 구기로 보여진다. 그밖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후집(後集) 권6 <고율시(古律詩)>에 “공에 바람을 넣어 사람들이 모여 차다가 바람이 빠져 사람들이 또 헤어지니 쭈그러진 빈 주머니가 남았다.”고 적은 것으로 보아도 축국과 제기차기는 분명 다른 놀이로 보여진다.
그러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2월내조(十二月內條)〉의 기록은 축국과 제기를 혼동하게 한다. “젊은 사람들이 축국놀이를 한다. 그 공의 모양은 큰 탄환 만하며 공 위에는 꿩털을 꽂았다. 그 방법은 두 사람이 서로 마주서서 차는데 계속 차다가 땅에 떨어뜨리지 않는 사람이 잘 차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놀이기구는 축국의 공과 흡사하고(꿩털을 꽂았다는 부분은 의문) 놀이하는 방식은 제기차기이다. 이것은 제기차기에 대한 별다른 놀이이름이 없는 상황에서 축국이란 한자어를 차용하여 설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문헌들을 살펴본 결과, 축국과 제기는 근본적으로 발로 찬다는 점 이외에는 전혀 다른 놀이라고 보여진다. 즉 축국은 오늘날 축구의 내용을 담고 있고, 제기차기는 요즘 아이들이 차는 제기차기와 같다. 어원을 살펴보면 조선시대에는 제기를 ‘적이’라고 하였는데, 음이 점차 와전되어 ‘더기’ ‘저기’ ‘제기’로 부르게 되었다.
어떤 놀이 연구가들은 제기차기의 연원을 뿌리가 달린 풀에서 찾고 있다. 즉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우산풀 등 뿌리가 많고 잎이 달린 풀을 뽑아 놀잇감으로 이용한 ‘풀제기’에서 발전한 형태가 제기차기라는 것이다.

 

 

제기차기의 놀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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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기 만들기

제기는 시대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져 왔다. 근래에 가장 많이 이용한 방법은, 구멍이 뚫린 옛날 엽전이나 그와 비슷한 쇠붙이에다 한지나 비단 따위로 싸서 7~8cm 정도의 술이 달리게 만든다. 또 종이 대신에 색실이나 털실로 술을 만들기도 한다. 오늘날은 비닐로 된 제기를 많이 사용한다.
① 창호지제기 ― 질기고 얇은 창호지를 접어서 엽전을 싸고, 종이의 양끝을 엽전 구멍에 꿴다. 그 다음 종이를 잘게 찢어, 각 오리를 손으로 비벼서 술처럼 만든다.
② 천제기 ― 손바닥만한 천으로 엽전이나 그와 비슷한 크기의 쇳조각을 싸고, 중심에 닭털을 여러 개 꽂아 술을 만든다. 닭털이 빠지지 않게 실로 잘 동여맨다. 제기에 새 깃이나 색실오리·창호지 등으로 술을 만드는 것은, 발로 차올린 제기가 똑바로 떨어져서 발에 잘 닿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③ 비닐제기 ― 적당한 크기의 비닐을 펴서 가운데에 동전을 넣고 둘둘 만다. 그리고 동전이 빠지지 않도록 머리 부분을 실이나 고무줄로 동여매고, 가위로 잘라 술을 만든다.

2) 놀이방법

① 제기 차는 다양한 방법
(ㄱ) 땅강아지(개칙구 차기) ― 한 발은 땅을 딛고 다른 발은 땅에 댔다 뗐다 하면서, 발 안쪽 모서리로 차는 방법으로 제기차기의 가장 기본이 된다.
(ㄴ) 헐렁이(발들고 차기) ― 한 발은 땅을 딛고 다른 발은 땅에 닿지 않게 든 상태에서 까불어 찬다.
(ㄷ) 양발차기 ― 오른발 왼발 번갈아 가며 차는 방법으로, 양발 안쪽으로 차거나 한 발은 안쪽, 한 발은 바깥쪽으로 찬다.
(ㄹ) 귀 위까지 차기 ― 차올린 제기가 항상 귀 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만약 올라가지 못하면 죽게 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찬다.
(ㅁ) 물기 ― 차올린 제기를 입으로 받아서 물어야 한다.
(ㅂ) 머리에 얹기 ― 차올린 제기를 머리 위에 얹는 방법이다.
(ㅅ) 등에 얹기 ― 차올린 제기를 등으로 받아 올려놓아야 한다.
(ㅇ) 거리제기(멀리차기) ― 정해진 수까지 차고서 끝판에 발등으로 멀리 찬다.
(ㅈ) 뒤꿈치 차기 ― 한 발로는 발목 안쪽 모서리로 차고, 다른 발로는 뒤꿈치로 찬다.

② 놀이하기

(ㄱ) 제기차기의 겨루기는 둘 또는 여러 사람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 하는데, 정해진 수를 먼저 차는 쪽이 이기게 된다. 예를 들면 두 편으로 나누어 할 경우 100번을 먼저 찬 편이 이기기로 하고, 땅강아지·헐렁이·양발차기 3가지 기술을 사용하기로 규칙을 정한다. 갑 편의 순철이가 3가지 방법으로 15개를 차고 영수가 25개를 찼다면 합이 40개이기 때문에 을 편으로 순서가 넘어간다. 을 편에 병수가 같은 방법으로 20개를 차고 명재가 35개를 찼다면, 아직 100개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갑 편의 순서가 된다. 이렇게 번갈아 차서 먼저 100개에 도달하면 이기게 된다.
(ㄴ) 차는 방법은 10개가 넘어갈 때마다 입에 물기, 귀 위까지 올라가게 차기 등의 규칙을 정할 수도 있다.
(ㄷ)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종들이기’를 한다. 그 방법은 세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진 편이 제기를 던져주면 이긴 편 사람이 발로 차낸다. 만약 헛발질을 하거나 차낸 제기를 종들이는 사람이 받으면 종들이기가 끝난다. 또 이긴 사람이 제기를 손으로 잡고 있을 때 종들이는 사람이 그 사람을 치면 죽게 된다.
(ㄹ) 종들이기를 하면서 만약 이긴 사람이 제기를 발로 찬 다음 손으로 잡고 멀리 뛰어가서 다시 제기를 차면, 그 개수만큼 더 종들이기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종들이는 사람은 얼른 뛰어가서 제기차는 것을 막아야 한다.

③ 동네제기

(ㄱ) 편을 나누지 않고 보통 5~6명이 둥글게 마주보고 선다.
(ㄴ) 처음 제기를 가진 아이가 “동”을 외치며 제기를 높이 찬다. 다음 사람은 그 제기를 받아 높이 차면서 “네”라고 외친다.
(ㄷ) ‘제’와 ‘기’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찬다. 혼자서 여러 번 찰 수도 있고, 한 번 차고 다른 아이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ㄹ) 오는 제기를 헛발질하거나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차면 술래가 되는데, 술래는 함께 찬 모두에게 돌아가면서 종들이기를 해야 한다.

④ 제기 차서 넘겨주기

순서를 정해서 제기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방법인데, 이 놀이는 어느 정도 제기차기가 익숙해야 할 수 있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못하거나 정확하게 다음 차례에게 넘겨주지 못하면 죽게 되고, 놀이판에서 빠져야 한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하는데, 승부를 겨루기보다 재주를 겨루는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⑤ 돌아오기
제기를 차면서 일정한 거리를 갔다가 돌아오는 방법이다. 즉 편을 갈라 출발선에서 제기를 차면서 지정한 거리까지 갔다오면, 다음 사람이 그 제기를 받아 차면서 같은 방법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제기를 차며 정한 거리를 먼저 돌아온 편이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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