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 홍콩

2011. 11. 9. 10:45world news & story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 홍콩

     

        

1. 역사/문화적 특이사항

     

□ 홍콩의 풍수사랑

     

풍수를 알면 홍콩을 이해하기 쉽다. 홍콩에서 풍수는 분야를 망라하고 홍콩인들의 일상을 깊이 파고들고 있다. 홍콩사람들은 이사를 할 때 제일 먼저 풍수사를 불러 집터, 인테리어를 논한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 풍수사라는 직업은 의사, 변호사와 더불어 고소득 인기직종중 하나이다. 홍콩 스카이라인에 위치한 주요 건물들도 알고 보면 모두 풍수의 영향을 받아 설계된 것이다.

     

□ 중국 본토인과 동일시, No Thank you

     

오랜 기간 영국의 지배를 받아온 홍콩 사람들은 자신을 ‘중국인’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Are you Chinese"라고 물으면 반드시 ”No, I am Hong Konger"라고 답한다. 홍콩의 민주주의체제와 시장경제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중국의 체제에 대해서는 이질감을 느낀다. 따라서 홍콩 사람들을 중국인과 동일시하는 언행은 홍콩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 사스(SARS) 후유증으로 철저해진 위생관념

     

2003년 홍콩을 덮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덕에 홍콩사람들의 위생관념은 매우 투철하다. 식당에서 식사할 때 자기가 사용하던 젓가락으로 공동음식을 짚지 말아야 하고(별도의 젓가락이 제공된다) 감기기운이 있을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한다. 공공장소에서는 함부로 기침을 내뱉으면 안 되며 가능한 사람이 없는 편으로 고개를 돌려 손으로 입을 막고 해야 한다. 사스이후 홍콩사람들은 손도 자주 씻는다. 어디를 가나 세정제를 볼 수 있으며 어느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 사람들의 손 씻는 횟수가 사스직후에는 하루 평균 9회까지 기록했다고 한다.

     

□ 재미있는 디저트문화

     

영국 식민지 역사의 잔재일까, 홍콩인들은 식사를 한 뒤 반드시 디저트를 먹는다. 이 때문에 홍콩에는 디저트가 무척 다양해 이에 대한 공부를 사전에 해두면 도움이 된다. 홍콩에서 경험할 수 있는 디저트는 크게 서양식과 홍콩식으로 나눌 수 있으며 서양식 디저트로는 망고 팬케이크, 망고 주스, 두리안 푸딩 등 풍부한 열대 과일을 이용한 달콤한 디저트 류가 일반적이다. 반면, 홍콩식 디저트는 조금 색다르다. 따뜻한 류가 많은데 몇 가지 열거하면, 깨죽과 아몬드죽, 두부푸딩, 제비집 수프, 거북이 등껍질 젤리등이 있다. 동양의 묘한 신비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시원한 류로는 면처럼 얇게 갈아낸 얼음에 갖가지 토핑을 얹어 먹는 綿綿氷(민민빙)과 같은 대만식 디저트가 인기다. 저녁을 늦게 먹는 홍콩인들 습관 덕에 홍콩의 디저트 가게들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 뜨거운 한류 열풍

     

드라마 대장금으로 촉발된 홍콩 한류열풍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신 한국 드라마는 물론 영화, 음악, 패션, 문구류까지 홍콩 곳곳에서 한국을 만날 수 있다. 홍콩의 길거리에서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동방신기 노래를 듣는 것은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적극적인 ‘한국 배우기’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좋은 예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고 홍콩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수도 해마다 증가 추세라고 한다.

     

     

2. 비즈니스 에티켓

     

□ 약속

     

홍콩인들은 프로토콜을 중시한다. 약속시간을 엄수하는 것은 기본이고 약속을 잡기 원하면 최소한 1-2주 전에 요청하는 것이 예의이다. 이때는 만나고 싶은 이유, 요청자 인적사항, 만남희망일시, 이야기주제 등을 정리하여 문서 또는 이메일로 요청해야 한다. 유선으로 연락을 취했을 경우, 대부분 이메일이나 문서로 재요청하라고 한다. 참고로 약속시간은 정시에 맞춰 가는 것이 예의이며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 식사

     

홍콩의 중식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테이블 중심에 회전판이 있는 경우가 많다. 회전판에 음식이 올려져 있고 판을 돌려가며 개별 접시에 자기가 먹을 음식을 덜어 먹게 되는데 음식을 먹기 위해 회전판을 마구 돌려서는 안 되며 천천히 한 방향으로, 다른 사람이 음식을 덜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가며 돌리는 것이 예의이다. 이 때 회전판 위 음식들 사이마다 젓가락이 한 벌씩 있는데 이는 위생을 위한 배려로 음식을 덜 때는 회전판 위의 젓가락을 사용하도록 한다.

 

로컬 레스토랑 중에는 식기와 함께 뜨거운 물과 큰 사발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뜨거운 물로 식기를 소독하라고 제공된 것으로 사발을 바치고 식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가면서 헹구면 된다. ‘사스’ 직후에는 매우 흔한 관경이었으나 최근에는 그렇게 많지 않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문관련, 음식을 주문할때 주문한 요리의 개수가 7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홍콩에서는 장례식후 가족들이 같이 모여 먹는 식사를 ‘食七’라고 하기 때문에 7개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은 불길함을 상징한다. 또한 보통 연말이나 가족 행사때 닭을 즐겨먹는데 이 때 닭의 머리가 누군가를 향해 있으면 해고나 불행을 의미한다고 하여 음식을 놓을 때 조심해야 한다.

     

□ 선물

     

선물에 대한 풍습은 중국과 많이 유사하다. 선물을 고를 때 시계와 신발을 피해야 하는데, 이는 시계의 중국어 발음이 ‘죽음, 임종’과 비슷하고, 신발의 광동어 발음은 ‘Hai’로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나 불만이나 불행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한 편지를 쓸 때에는 녹색이나 붉은 색으로 글을 써서는 안 되는데 이는 녹색은 절교 혹은 단절을, 붉은색은 상대방을 욕하는 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결혼이나 개업을 할 때 화환을 보내는 것처럼 홍콩도 경사가 있을 때는 꽃을 선물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선물하는 형태에 화란(花, 꽃바구니)과 화패(花牌, 한국 화환의 형태)가 있는데, 기쁜 일에는 화란을 보내고 장례식처럼 슬픈 일에는 화패를 보낸다. 보통 기쁜 일에도 화패를 보내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말할 때는 형태가 화패(화환)더라도 화패라고 하지 말고 화란이라고 칭해야 한다.

     

□ 인사

     

영국지배 영향으로 홍콩사람들의 기본 인사방식은 악수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는 것이다. 중국 내륙인처럼 지나치게 정중하지 않고 체면을 중시하지도 않는다. 특히 비즈니스로 만난 홍콩 사람들은 서양사람들과 여러모로 많이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 복장

     

쇼핑의 천국답게 홍콩의 젊은이들의 패션은 자유분방하다. 비즈니스 복장에 있어서도 자유로움이 드러나는데 깔끔하고 단정한 정장을 입는 사람이 있는 반면 캐쥬얼하게 입는 사람도 많다. 업종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복장에 대한 구애를 크게 받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중요한 회의나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는 꼭 정장차림을 해야한다.

     

     

3. 바이어 상담/거래 시 유의사항

     

□ 겉만 보고 판단은 금물

     

홍콩 사람들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복장에 대한 생각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홍콩 사람들의 의복 습관이 한국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멋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여 하이힐 대신 플랫슈즈를, 정장 대신 캐쥬얼 룩을 선호한다. 이는 사업가들도 마찬가지. 체면치레를 중시하지 않아 한 기업의 사장일지라도 편안한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무실 또한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홍콩이지만 그보다는 작고 허름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이 더 많다. 때문에 사업차 방문한 출장객의 눈에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홍콩의 비싼 땅값과 렌트비로 인한 것이니 사무실의 크기를 곧 사업의 크기로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

     

□ 술 권하지 않는 사회

     

홍콩 사람들은 한국에 비해 술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술을 마시며 우정을 돈독히(?) 하는 한국과 달리 사업상 미팅을 할 때 식사는 하더라도 술을 마시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술을 마시더라도 자신의 주량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고 조금만 마신다. 그러므로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당연스레 술자리를 마련하거나 술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대화의 기술

     

홍콩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말이 많고 대화를 좋아한다. 때문에 사업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 개인사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지 않도록 조심한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의 화두를 찾기 위해 나이, 가족관계, 출신학교 등을 묻는데 홍콩에서는 이러한 질문이 무례하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

     

홍콩 사람들이 미신에 민감하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실패나 빈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그 중에서도 풍수에 대한 이야기는 신중하게 한다. 아이의 이름과 이사할 곳을 정하는 일부터 주식투자, 건물설계, 기업경영에 이르기까지 홍콩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풍수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무지한 발언을 할 경우 반감을 사게 될 위험이 높다. 이와 반대로 풍수에 대한 기본상식을 겸비하고 있다면 홍콩사람과 말문을 트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남다른 홍콩의 여성 파워

     

세계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홍콩여성의 활약은 남다르다. 합리주의, 남녀평등주의가 보편화된 홍콩에서는 이미 많은 여성들이 고위직에 진출해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홍콩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외국노동자를 활용한 입주도우미(Foreign Domestic Helper) 제도도 잘 정착되어있어 홍콩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 부담을 상당부분 덜고 사회에서 자기 기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 때문에 홍콩엔 여성CEO들이 적지 않다. 이 말인 즉, 홍콩에서는 여성CEO를 대할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성차별적 발언이나 농담, 남성 우월적 발언은 삼가도록 한다.

 

 

4. 방문 시기

     

홍콩을 방문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기는 춘절(우리나라의 설날), 부활절(Easter Holiday), 크리스마스 등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이 때 장기 휴무에 들어간다. 중국과 영국의 영향을 골고루 받은 탓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과, 영국의 부활절 및 크리스마스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특히 홍콩에서는 전통적으로 상여금과 근로소득세 납부를 위한 2개월분 보너스를 받는 춘절 연휴 이후가 직장인들이 회사를 가장 많이 옮기는 시기이므로, 춘절 후 당분간은 비즈니스 방문을 피하는 것이 좋다.

 

 

5. 국가개요

 

국가명

중화인민국공화국홍콩특별행정구

(The Government of the 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면적

1,104 ㎢ (한반도 22만㎢)

수도

-

인구

706만 명(‘10.7)

언어

중국어(공용어: 광동어, 상용어: 보통어, 통용어: 영어)

화폐/환율

Hong Kong Dollar / 1달러 = HK$ 7.7

시차

한국 시각보다 1시간 느림

     

     

♧ 허름한 아저씨의 정체 ♧

     

세계시장 판로 확장을 위해 홍콩 전자전(HKTDC Hong Kong Electronics Fair)에 참가한 중소기업 Y사 김부장이 처음으로 홍콩을 찾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전자전이자 세계의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전시회인 만큼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모여들었기에 김부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없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던 김부장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 바이어가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다. 바이어의 남루한 차림새가 마치 시내로 마실 나온 동네 아저씨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제품설명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바이어가 다가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새로운 바이어는 이것저것 꼼꼼히 물으며 제품에 대해 높은 흥미를 보였다. 김부장은 고민에 빠졌다. 회사의 부족한 인력상황으로 부스엔 그와 통역원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부장은 금방 결정을 내렸다. 왠지 큰 기업의 바이어일 것만 같은 두 번째 바이어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름한 첫 번째 바이어에게 “잠깐만 기다리라”는 양해를 구하고, 깔끔한 바이어에게 가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그 허름한 바이어를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 그 남루한 차림의 바이어가 홍콩 유통업계의 큰 손이었단 사실을. 결국 그 옆집 아저씨 같은 풍모의 바이어는 Y사의 옆 부스에서 대량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