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 오스트리아

2011. 11. 13. 11:50world news & story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 오스트리아

 

     

1. 역사/문화적 특이사항 및 금기사항

     

□ 독일 이야기는 ‘눈치껏’

     

오스트리아인들과 상담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인 독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눈치껏’ 조심해서 해야 한다. 왜냐 하면 오스트리아인들 중 독일에 대해 약간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인들의 독일에 대한 이같은 반응은 양국간의 역사적 배경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과거 화려한 합스부르크 왕가를 이루었으며, 1815년 빈 회의 결과 독일 연방의 맹주로 군림하였던 오스트리아는 독일어 문화권의 정통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독일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성장한 반면, 오스트리아는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 이전 영토의 3/4을 잃고 小國으로 전락한 데 이어 1938년에는 히틀러의 독일에 의해 병합을 당하는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오스트리아인들은 커다란 상실감 및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것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적으로도 오스트리아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왜소감’은 충분히 수긍할 만한 여지가 있다. 유로화 도입 이전부터 오스트리아는 자국 통화인 쉴링(Schilling)의 환율을 독일 마르크화에 고정시킨 통화 정책을 수행하여 왔으며, EU 가입 이후에는 Billa, Merkur 등의 Rewe 그룹, Saturn 등의 독일계 대형 유통 체인들이 오스트리아의 주요 유통 시장을 장악하여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스트리아인들에게 독일에 대해 지나친 칭찬을 하는 것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같은 소국이면서 독일어 문화권인 스위스에 대해서는 경쟁 심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위스에 대한 칭찬도 피하는 것이 좋다.

     

□ 종교와 관련하여 언급할 때는 조심

 

대부분의 오스트리아인은 카톨릭 신자이며 미국 계통의 개신교에 대해서는 유사 종교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으므로, 한국에 많이 퍼져 있는 영미 계통 개신교 관련 주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종교를 물어볼 경우 카톨릭이 아닌 여타 기독교 신자라면 간단히 개신교 신자라고만 밝히고 주제를 바꾸는 것이 좋다.

     

오스트리아에서 무교라고 하면 공산주의적 무신론자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인이 종교를 물으면 가급적 일정한 종교를 말해주는 것이 좋다. 잠재적인 종교적 갈등이 존재하는 유태교 및 유태인들에 대한 논의도 피하는 것이 좋다.

     

불교, 유교, 도교 등 동양 종교를 믿는다면 그대로 밝히면서 약간의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이유는 오스트리아인들이 동양 종교라면 다른 문화권 지역의 종교로서 인정해 주면서 호기심을 갖는 반면 그리스도교는 자신들의 종교라는 문화적 우월감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기 때문이다.

     

□ 손짓-몸짓의 의미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문화 및 관습의 차이는 서로간에 가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손바닥으로 이마를 가볍게 치는 행위’이다. 한국에서는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경우 ‘아하~’의 의미라든지 혹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상대방의 엉뚱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 당사자의 가볍고 유쾌한 기분을 전달하는 몸짓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런 행동이 매우 심한 비난 내지는 질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인들 앞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스트리아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 그 상대방에 대해 ‘멍청한 놈’ 등 거의 욕에 가까운 강한 의미로 이마를 치는 행동을 한다. 예를 들어 도로 횡단 중 지나가는 차량에 위험한 일을 당할 뻔한 경우 그 해당 차량의 운전자를 향해 상기의 몸짓을 하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간혹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관습대로 상대방의 유머나 재미있는 대화에 대한 가벼운 수긍 내지는 칭찬의 의미로 해당 몸짓을 할 경우, 그 의도와는 정 반대로 상대방 오스트리아인을 매우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비즈니스 에티켓

     

□ 약속

     

특별한 관행은 없으나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보통 한 달 전, 중소규모 업체의 경우 2주 전에는 연락을 하여 약속을 잡아야 한다. 오스트리아인은 약속과 시간에 대한 개념이 비교적 철저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약속 시간은 가급적 지키는 것이 좋고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약속을 변경하여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연락해야 한다.

     

□ 식사

     

식사 메뉴 선정과 관련하여 특별히 금기시되거나 주의해야 할 것은 없다. 오스트리아인은 Aperitif(식사 전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술)를 마시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사 대접을 할 경우에는 Aperitif를 권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후식을 먹는 것도 일상화되어 있으므로 식사 후에는 후식을 권해 보는 것도 예의에 속한다. 오스트리아인은 보통 후식으로 케이크와 같은 단 것을 즐겨 먹는다.

     

식사 중에 소리를 내서 음식을 먹거나 입을 벌리고 음식물을 씹는 것은 예의에 크게 벗어난 행동에 속하니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스프나 국 혹은 국수를 먹을 경우 후루룩거리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트림하는 것도 오스트리아 예절상 절대 금기이므로 식사 중 트림이 나오는 경우에는 손으로 입을 막고 될 수 있는 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며, 즉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오스트리아인은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을 매우 싫어하므로, 상담 전에 식사를 했을 경우에는 양치질을 하고 상담에 응하는 것이 좋다.

     

일반 식당이나 술집에서 포도주, 위스키, 맥주 등은 보통 잔으로 판매하는데, 오스트리아인을 상대로 식사 대접을 할 경우 포도주는 병으로 시키는 것이 예의이다. 식사 자리나 술좌석에서 술은 각자 주량에 따라 자신의 술만을 주문하거나 스스로 따라 마시는 관습이 있으므로 상대방의 잔이 비어 있는 경우 가볍게 한 번 정도 권하는 수준에서 그쳐야 하고, 절대 강권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잔이 빈 경우에는 상대방에 구애받지 말고 주문해서 직접 따라 마셔도 상관없다. 오스트리아인은 보통 포도주나 맥주를 즐겨 마시며 위스키나 코냑 또는 브랜디 등 독주는 식후 소화를 위해 한 잔 정도 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식사에 곁들이는 반주는 포도주나 맥주에 국한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 비하면 흡연에 대해 관대한 편이지만 흡연을 원할 경우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식사가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예의이므로 반드시 상대방이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 선물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면 간단한 선물로 족하다. 그러나 동양인의 선물 예절은 오스트리아와 큰 차이가 있다고 믿는 오스트리아인도 많으므로 사업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큰 선물을 해도 무방하다. 간단한 선물로는 한국을 상징하는 장식이 달린 열쇠고리가 무난하며, 공산품으로는 한국산 실크 넥타이나 여성용 실크 머플러를 좋아한다. 큰 선물을 해야 할 경우 전반적으로 수공예 제품이 무난하며, 특히 한국 특유의 도자기 제품은 매우 큰 선물로 받아들인다.

     

□ 인사

     

처음 만나는 경우 자신을 먼저 소개할 필요가 있다. 악수하는 것은 인사 예절로 정착되어 있으므로 만날 때와 헤어질 때 반드시 악수를 청하는 것이 예의이다. 여성 존중 예절이 정착되어 있으므로 어떤 장소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에는 언제나 여성에게 우선권이 있다. 상대방에 남성과 여성이 모두 있을 경우, 여성과 먼저 인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스트리아인은 영화에서 동양인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동양인과 만났을 경우 은근히 그런 인사를 기대하는 경우도 많다. 동양식으로 악수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는 인사법은 오스트리아인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 복장

     

어떤 공식화된 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즈니스상의 첫 만남인 경우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넥타이에 콤비만 걸쳐도 정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첫 만남일 경우 반드시 정장을 차려 입을 것을 추천한다. 특히 공무원을 만날 경우에는 반드시 넥타이와 양복을 착용해야 하는데, 다수의 관공서 직원들이 외국인 육체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매우 고자세이므로 이들과 차별화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 바이어 상담/거래시 유의사항

     

□ 오스트리아는 문화 대국이다

     

많은 오스트리아인들은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 오스트리아가 소국으로 전락한 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콤플렉스를 해소시켜 주면서 오스트리아인으로부터 환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오스트리아는 문화 대국’이라고 말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 학문 등에서의 오스트리아 업적을 이야기하면서 오스트리아를 문화 대국이라고 불러주면 매우 좋아한다. 축구, 테니스, 스키 등 운동 경기도 좋아하며, 오스트리아 황정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오스트리아인들도 많으므로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외교 관계가 1892년 조선의 고종 황제와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요셉 황제 사이에 성립되었다는 이야기도 오스트리아인에게 친근감을 자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 오스트리아인은 동양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

     

오스트리아인은 음양 이론이나 불교의 선 등 동양 철학 및 동양 종교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므로 이러한 대화 주제로 친근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 최근 들어 침술, 지압, 한의학 등이 많이 소개되면서 화학적 약재가 아닌 자연산 약재를 이용한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양인에 대해서는 ‘처음 사귀기는 힘들지만 일단 사귀고 나면 의리가 강한 사람들’이라는 막연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인사도 동양식으로 차렷 자세로 머리를 굽혀 하는 등 동양적 냄새를 풍기는 것도 신뢰감을 일으키는 한 방법이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인은 가족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관습이 있으므로, 현지인과 대화시 가족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신뢰감을 일으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 독일어 홍보 자료를 준비한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제품 설명서나 홍보 자료 등은 기본적으로 독일어로 갖추어져 있어야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 한국 상품의 경우 설명서나 광고 문안이 대부분 영어로만 작성되어 있어서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소비재의 경우 유럽산 제품들은 제품 설명서나 홍보 자료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등 적어도 4개국어 이상으로 동시에 표시하는 것이 상례인 점을 고려하여 한국 회사들도 가능하다면 이러한 관례를 따르는 것이 좋다.

     

□ 내 주장은 느긋하게, 상대방 요구는 신속하게

     

오스트리아 업체들은 한국 업체가 보낸 서류에 대한 검토를 자신들의 업무 계획에 맞춰 수행하기 때문에 독촉할 경우 오히려 반감을 살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는 구매부서가 별도의 회사로 분리되어 구매본부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구매본부 본연의 업무인 제품 소싱이 연중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회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독촉할 경우 오히려 반감을 낳아 거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담당자를 알게 되면 관련 자료를 송부한 후 회신이 없더라도 좀 더 기다리거나 우호적인 안부 편지를 정기적으로 보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 년 전에 받은 국내업체의 카달로그를 내내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 수요가 발생하자 한참 후에야 비로소 해당업체에 직접 연락을 취하는 사례도 있었다.

     

거래 관계에 있어서는 오스트리아 측의 문의에 대하여 가부간의 명확한 답변을 신속하게 주는 것이 서로간에 신뢰를 구축하는 길이다. 협상 단계에서 한국측이 거부 의사가 있는 경우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여 오스트리아인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경우가 많다. 대만이나 홍콩 등 경쟁국 업체들의 경우 신속하게 정확한 가부 의사를 오스트리아 측에 전달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 소량 주문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속성상 한두 번의 거래를 위해 공급업체를 물색하는 경우는 드물며, 지속적인 거래관계 유지가 가능한 공급업체와의 접촉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소량 주문을 통해 제품의 시장성 테스트, 공급업체의 약속 이행 여부, 품질 준수 여부 등 거래의 기본 요소들을 점검한 후 신뢰가 쌓이면 주문량을 늘리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초기 단계의 소량 주문에 어떻게 탄력적이고 성실하게 대응하느냐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신뢰가 구축되고 나면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초기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관계 형성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며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제 조건은 높은 은행수수료 때문에 L/C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주로 T/T 방식을 선호하며 30일 이내에 결제할 경우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에 대비하여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 올바른 접촉 방법 선택은 필수

     

한국 업체들의 접촉 방법 미숙으로 거래 기회를 놓치는 경우들도 있는데, 바이어의 입장을 고려해서 접촉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즉, 바이어에게 제품 검토를 요청할 경우, 회사소개서, 제품 카달로그, 각종 거래조건, 제품설명서, 샘플 등 제품 검토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발송한 후 거래 희망 여부를 팩스, 전화, 이메일 등으로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역사가 오래된 가족 경영 기업들의 경우 아직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거나 꺼려하는 경향도 있으며, 회사 로고가 명기된 팩스를 더 신뢰하고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바이어가 선호하는 통신 방법을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4. 방문 시기

     

휴가철에는 정상 업무를 보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주요 휴가철은 부활절 전후(4월), 여름 휴가철(7월부터 9월 초순까지) 그리고 크리스마스 전후(12월 20일부터 1월 초순까지) 등이다. 2월 중순부터 하순까지는 각 州별로 에너지 절약 방학이 있는데, 이 때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으므로 이 시기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샌드위치 휴일인 경우도 업무를 보지 않는 회사가 많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5. 국가개요

     

국가명

  오스트리아 (Austria, 獨文 Oesterreich)

면적

83,879㎢ (한반도 22만 ㎢)

수도

빈(獨文 Wien, 英文 Vienna)

  

834만 명(‘10.1)

   

독일어

화폐/환율

유로(Euro)

   

한국 시각보다 8시간(섬머타임 기간 중 7시간) 느림

     

     

♧ 차라리 시원하게 풀어버릴 것을 ♧

     

안경테를 수출하는 D사 김사장은 몇 달 전 오스트리아 바이어와 상담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같이 하던 중 매우 불쾌한 일을 당했다. 아침저녁으로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가벼운 감기 증상을 느끼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바이어 중의 한 사람인지라, 가끔 흘러나오려고 하는 콧물을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삼키면서 최대한 ‘예의바르게’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상대방 바이어도 감기에 걸렸던지 식사 중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서슴없이 ‘코를 푸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그 바이어는 두 세 차례 더 코를 풀었는데, 김사장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손수건이나 새 휴지 등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코를 푼 뒤 주머니에 도로 넣어두었던 휴지를 꺼내 계속 ‘재활용’을 한 점이었다. 바이어와의 상담 및 그에 이은 저녁 식사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잘 진행되었으나, 김사장은 그 날 식사 때 보여주었던 바이어의 행동이 매우 무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혹시 자신을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얼마 후 유럽 시장 수출 경험이 많은 동료 사장님과 대화 도중 오스트리아에서는 콧물이 흘러나오려고 할 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음 없이 코를 푸는 행위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상대방에 대한 존경 내지는 예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김사장을 더욱 당황스럽게 했던 순간은 오스트리아에서는 콧물이 나오려고 할 때 그것을 풀지 않고 들여 마시는 행동이 매우 ‘지저분하고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동료 사장님으로부터 듣게 되었을 때였다.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그 날 저녁 식사 때 최대한 예의를 갖춰 소리를 죽여가면서 코를 훌쩍거릴 때 상대방 바이어가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썩 유쾌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아차! 내가 실수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