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사원놓고 캄-泰 간 갈등 격화 조짐

2009. 6. 23. 01:49캄보디아에서 들려오는 소식

국경사원놓고 캄-泰 간 갈등 격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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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힌두사원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 간의 갈등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8일 "최근 개최된 양국 총리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문제를 이제 와서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제기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의 이런 유감 표시는 전날 아피싯 총리가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제33차 유네스코 회의 때 힌두사원 프레아 비헤아르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는 발언이 알려진 직후 나왔다.

또 호르 남홍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캄보디아는 태국의 군사적, 외교적, 국제적 및 평화적 해결 시도 어느 것이라도 환영한다"면서 "지금까지 두번이나 발생한 무력충돌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국이 또다시 군사적 해결을 시도한다면 캄보디아군은 이를 방어할 준비태세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파싯 총리는 지난 20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네스코의 움직임은 갈등, 긴장 및 국경충돌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면서 유네스코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 사원을 유네스코가 일방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유네스코의 규정과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양국 국민이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공동 신청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피싯 총리는 이어 조만간 수텝 타욱수반 안보담당 수석부총리를 캄보디아에 파견해 태국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문제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11세기에 건립된 이 사원은 지난해 7월 캄보디아의 신청에 따라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으며, 그동안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측은 여러 차례 무력충돌까지 빚어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양측에서 교전이 발생해 최소 두 명이 숨지는 등 그동안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