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캄보디아신부는 왜 남편을 죽였나>

2009. 9. 9. 19:31캄보디아에서 들려오는 소식

열아홉 캄보디아신부는 왜 남편을 죽였나>

SBS '그것이 알고싶다' 12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달 29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엄마인 캄보디아인 츠호은릉엥(19)씨는 아이를 받아들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이에겐 아빠가 없고, 엄마인 자신도 곧 아이와 이별해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지금 교도소에 복역 중인 수감자다.

   츠호은릉엥 씨는 여느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그렇듯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지난해 4월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30일 밤 부부싸움을 하다 츠호은릉엥 씨는 남편을 칼로 찔렀고, 병원으로 이송된 남편은 6일 만에 숨졌다.

   츠호은릉엥씨는 "술에 취한 남편이 배를 발로 찼다. 아이가 다칠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단란한 가정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지만 열아홉의 나이에 살인자가 됐고, 그 때문에 딸과도 헤어졌으며 한국 국적도 얻기 어렵게 됐다. 그녀는 교도소 복역 기간이 끝나면 캄보디아로 추방될 예정이다.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는 12일 오후 11시20분 '파경, 그 후-살인자가 된 캄보디아 신부'를 통해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는 요즘,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파경에 이르고만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고민해본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국제결혼 커플의 이혼율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현재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혼율 역시 전체 이혼 비율의 10%에 이르고 있다.

   국제결혼 부부가 이혼하게 되는 경우, 국내 커플의 이혼과는 또 다른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경우,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통보로 국적도 얻지 못한 채 본국으로 추방당하듯 쫓겨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특히 양육권 주장에서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은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에 연고지나 주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남편의 폭력이 심해도 아이와 떨어질까, 본국으로 쫓겨날까 하는 두려움에 차마 이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