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도깨비 같은 나라

2010. 9. 2. 19:25자유 게시판

캄보디아는 도깨비 같은 나라
휴대전화 사용자 6년새 10배로…

캄보디아는 지난해부터 2013년까지 광통신망 구축 등 5대 "국가 ICT 발전전략"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국가 IT사업을 총괄하는 우정통신부.

캄보디아에는 `공식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장벽이 없다.

훈센 총리 고문인 수온 시티 캄보디아투자위원회(CIB) 사무총장 겸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부위원장은 "토지 소유를 제외하고는 국내 투자자와 외국 투자자 사이에 차별이 전혀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수많은 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685달러(2008년 기준)인 개발도상국인지라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기 때문에 `뒷돈` 없이는 사업하기가 힘들다. 도로와 치안 등 유ㆍ무형 인프라스트럭처도 30~40년 전 우리나라 수준이다.

솔직히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의류산업(캄보디아 수출에서 80% 차지) 외에는 우리 기업이 투자할 곳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기자가 동행한 한ㆍ아세안센터 IT 투자사절단 소속 김명석 박사(홀리랜드 테크놀로지 고문)는 "잠재력을 감추고 있는 도깨비 같은 나라여서 수년 후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캄보디아 IT산업은 `도깨비`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린다. 2004년 66만명에 불과했던 휴대폰 사용자는 현재 전체 인구 중 절반가량인 700만명까지 늘었다. 이 좁은 시장을 놓고 9개 사업자가 피 말리는 경쟁을 한다. 그나마 음성통화 위주라 `돈 되는` 문자메시지나 데이터서비스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인터넷 보급은 이제 겨우 4만회선밖에 안 된다.

우정통신부(MPTC) 건물 회의실에서 쓴 무선인터넷은 복잡한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를 열어 보기에는 속 터지게 느렸다.

하지만 프놈펜에만 PC방이 2000여 개나 있을 정도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규제 밭`인 IT산업에서 외국 기업이 얼마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잘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캄보디아 최대 법률ㆍ조세 컨설팅회사 DFDL메콩의 에드윈 반데브루겐 이사는 "매우 터프한 시장이지만 지금 진출한다면 경쟁자가 없는 유일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산업에 대한 캄보디아 정부 인식도 전향적이다. 최근 국내 KT와 같은 텔레콤캄보디아가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최대 49% 지분을 팔아 끌어들인 자금으로 비에텔 등 외국 기업이 휩쓸고 있는 IT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IT 투자사절단에 참가한 10개사 담당자들 평가는 조금씩 엇갈렸지만 전반적으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돈 될 만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

한ㆍ아세안센터 투자사절단 파견 프로그램을 통한 올해 첫 행사인 캄보디아 방문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ㆍ아세안센터는 캄보디아 미얀마에 이어 베트남 라오스(9월) 등 각국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만한 분야를 선정해 올해 아세안 10개국 모두에 투자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