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불놀이

2007. 10. 1. 11:15전통 놀이

쥐불놀이의 유래
 본문
새해 들어 첫 쥐날인 상자일(上子日)에 쥐와 관련된 풍속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조(正月條)〉에 소개되고 있는데, 콩을 볶으면서 “쥐 주둥이 지진다. 쥐 주둥이 지진다.”고 주문을 외웠다고 하며, 충청도 풍속에 떼를 지어 횃불을 사르는데 이를 ‘훈서화(燻鼠火)’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불깡통놀이는 쥐불놀이와 함께 행해졌던 놀이인데 노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유래는 6·25전쟁 이후에 생겨났다고 한다. 즉 전쟁 중에 공수된 군수물자 가운데 각종 통조림이 있었는데, 그 깡통을 놀이도구로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쥐불놀이와 결합되었다고 한다.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을 몰아내고자 하는 바람이 마침 쥐날에 쥐가 무서워하는 불과 만나 만들어낸 이 놀이는, 농경사회가 점차 약화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정월 대보름 저녁 이벤트행사의 일환으로 행해지면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쥐불놀이의 놀이 방법
 본문
별다른 놀이방법은 없고 보통 몽땅 빗자루나 나무를 묶어 만든 다발에 불을 붙여 들고 마을 근처의 논밭 두렁에 불을 지르며 노는 것이다. 불을 지르며 이웃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면 다툼이 벌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횃불싸움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2자 정도의 쑥으로 만든 불쏘시개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불을 놓기도 하고, 근래에는 불깡통을 돌리기도 한다.
불깡통을 만들려면 먼저 빈깡통 표면에 대못으로 수십 개의 구멍을 뚫는다. 구멍을 뚫는 이유는 공기를 잘 통하게 해서 깡통 안에 있는 관솔이나 나뭇가지가 잘 타도록 하기 위함이다. 깡통에 구멍을 뚫고 나면 1m 정도 되는 철사 줄을 깡통의 양쪽에 연결하여 손잡이를 만든다. 이렇게 해서 불깡통이 만들어지면 깡통 안에 나무를 넣고 불을 지핀다. 그리고 한 손으로 줄을 잡고 힘차게 돌리면 깡통에 넣은 연료가 타면서 마치 불덩이가 춤을 추듯 아름다운 불꽃을 연출한다.
아이들은 불깡통을 돌리며 누구의 불이 더 잘 타오르나 경쟁을 하기도 한다. 홰나 짚단 대신에 불깡통을 이용하여 쥐불을 놓으면 쉽고 간편하기 때문에 근래에는 불깡통 돌리기가 더 많이 행해졌다. 그래서 불깡통 돌리기가 쥐불놀이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깡통 돌리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자정이 가까워지면 불깡통에 넣은 나무가 모두 타올라 밑에는 불씨만 남게 된다. 이때 떼를 지어 낮은 동산 위로 올라가 하늘 높이 불깡통을 던지면, 깡통에 남아 있던 수백 개의 불꽃이 떨어지면서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연을 날려보냄으로써 액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이, 불깡통을 마지막에 던져버리는 것도 액을 보내고 복을 맞이하기 위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쥐불놀이
 본문
정월 첫 쥐날[上子日] 저녁에 쥐를 쫓기 위하여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놓는 놀이. ‘논두렁 태우기’ 또는 ‘쥐불놓기’라고도 한다. 이 놀이가 발전하여 깡통에 불을 담아 돌리며 불을 여기저기 옮겨 붙였는데, 산불을 염려하여 금지한 후로 지금은 거의 사라진 놀이가 되었다. 이 놀이는 각 지방마다 액을 막고 복을 비는 제액초복(堤厄招福)과 풍년을 기원하는 바람이 표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는데,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고 하여 각 마을이 서로 다투어가며 불 기세를 크게 한다. 황해도지방에서는 마을 소년들이 두 패로 나뉘어 둑을 경계로 하여 한편에서 불을 놓으면 한편에서는 불을 꺼나가는 놀이를 하였다. 지는 편 마을로 이긴 편 마을의 쥐가 모두 쫓겨가기 때문에, 이긴 편 마을에서는 농작물에 해를 입지 않아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충남 금산의 경우 논둑이나 밭둑을 태우면 한 해의 액을 쫓아낸다고 믿고 있으며, 청양지방에서는 쥐불놀이를 하면 여자의 경우 밥을 할 때 치맛자락을 태우지 않고, 남자는 담뱃불로 옷을 태우지 않으며, 1년 동안 무병하고 손과 발의 무좀이 없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밖에 여자들이 아주까리 대에다 머리카락을 매달아 불을 붙여 들고 집 주위를 “쥐 짖자.”하고 외치며 돌아다닌다. 이것은 쥐는 눈이 밝기 때문에 항상 밤에만 활동하므로 그 밝은 눈을 불로 지져 쥐의 눈을 멀게 해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자는 일종의 주문인 셈이다. 쥐불놀이는 단순한 대보름 놀이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건강한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미풍양속이라 할 수 있다. 즉 마른풀을 태워서 풀잎에 붙어 있던 해충의 알과 잡균·유충 따위를 태워 없애고, 언 땅에 온기를 주어 새 풀이 잘 돋아나게 하려는 과학적인 사고가 담겨 있다. 따라서 곡물의 병충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으니 농사에도 좋을 뿐 아니라 잡균을 태워 죽이니 위생·방역의 측면에서도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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